부동산 임장비 도입, “집 보려면 돈 내세요” 어떻게 생각해?
설레면서도 세상 떨리는 일 중 하나가 바로 집 보러 다니는 일이잖아요. 머물 집을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팔아본 직장인·대학생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부동산 매물을 공인중개사와 함께 보러 다니는 걸 '임장'이라고 하는데, 얼마 전 임장에 대해 소비자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됐습니다. 이러한 '부동산 임장비 도입'에 대한 여러분들 생각은 어떤가요?
◆ 집 보여주는 수고비 받겠다? 공인중개사 '임장비' 추진 논란
부동산 매물을 고객과 함께 보러 다니는 일명 '임장'도 돈을 받고 해야 한다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주장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김종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임장 안내는 중개 활동에서 가장 핵심적인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보수를 전혀 받을 수 없는 구조"라며 "일종의 중개 상담료 개념인 '임장 기본보수제' 도입을 통해 중개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라고 밝혔습니다.
협회가 임장비 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것은 '임장 크루' 때문입니다. 매수 의사 없이 부동산 공부나 콘텐츠 제작을 위해 삼삼오오 모여 현장을 둘러보는 '임장 크루'가 늘면서, 중개사들은 집주인의 항의를 받는다든지 허위 매물로 의심받는 등 부담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에 협회 차원에서 중개사를 통해 집을 둘러볼 경우 일정 금액을 임장 비용으로 사전 지불하고, 이후 실제 계약이 성사되면 중개보수에서 해당 금액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임장비 도입을 검토하고 나섰습니다.
임장비 도입 추진에 대해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집 보여준 매도인이나 세입자에게도 절반은 줘야 한다" "임장비 받으려면 중개 수수료율을 낮춰야 한다"라는 등 부정적인 반응이 많습니다.
가뜩이나 중개 수수료도 높은데 단순히 집을 봤다고 추가 비용까지 내는 건 과도하다는 지적입니다. 반대로 "임장 크루의 민폐가 심한 건 사실이라 최소한의 방어 장치로 임장비가 필요하다"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임장비를 도입하면 최근 늘어난 부동산 직거래를 더욱 부추길 수 있습니다. 직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의 부동산 직거래 건수는 2021년 268건에서 지난해 5만 9,451건으로 220배 이상 늘었습니다. 집값이 뛰면서 중개 수수료 등 거래 비용에 부담이 커진 영향입니다.
◆ '임장비 도입' 주장이 나온 배경에 대한 당사자 간 입장
임장비 도입 주장이 나온 배경에는 '임장 크루'의 유행이 있습니다. 임장 크루는 '임장'과 공통된 목적을 지닌 사람들의 집단을 의미하는 '크루(crew)'의 합성어입니다.
주로 부동산에 관심 갖기 시작한 2030 세대가 모여 정보 수집이나 부동산 공부 등의 목적으로 임장을 다니는 것입니다.
그런데 중개사 입장에선 계약 의사 없이 방문하는 임장 크루에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며 영업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에 중개사들을 중심으로 임장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적은 금액이라도 임장비를 받고, 받은 임장비는 계약이 이뤄지면 중개보수에서 차감하자는 것입니다.
그럼 임장 크루로 인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변호사, 세무사 등 상담만 해도 비용이 발생하는 것처럼 임장에도 상담, 안내 등 노동과 서비스가 들어가는 만큼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소비자를 중심으로 임장비를 도입하면 안 된다는 반발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중개 수수료도 비싼데 집을 봤다고 돈을 내는 건 지나치다는 것입니다.
임장은 집을 고르기 위한 정당한 절차라는 생각도 많습니다. 중개사들 사이에서도 임장비를 내라고 하면 중개업계 이미지만 나빠지고, 부동산 직거래가 늘어나는 등 고객을 잃을 수 있다는 반대가 있었습니다.
한편 당장 임장비를 도입하기보다 부동산 중개 과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임장 방문 횟수 등을 제한하거나, 임장 전 원하는 주택 유형 등을 중개사에게 제출하도록 해 불필요한 임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부동산 중개 관련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게 대책이 될 수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 '임장비 도입' 주장에 대한 우리의 입장
임장비 도입에 대한 논란이 최근 부동산 업계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임장비란 부동산 매물을 직접 방문하여 확인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의미하며, 공인중개사협회에서는 이를 공식적으로 도입하자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임장비 도입이 소비자 부담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반면, 공인중개사협회는 무분별한 임장 방문을 줄이고 중개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집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강한 반대 의견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부동산 직거래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 논란은 단순한 비용 문제가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신뢰와 효율성 문제로 이어지고 있으며, 정부와 업계가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